AM 3:00 기상아닌 기상
칼같이 나왔습니다. 속은 좋지 않아도 그래도 먹어야 살 것 같아서 미소라멘을 먹고 싸온 도시락도 먹었습니다. [900엔]
AM 3:51 대기
밖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6년전에 봐둔, 다음에 오면 꼭 저자리에서 사진을 찍겠노라 생각한 자리가 있어
바로 자리를 잡고 삼각대를 피고 알 박았습니다. 안개가 상당히 많이 껴서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안개와 구름의 콜라보
뒤편엔 많은 사람들이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조금만 늦게 나왔어도 큰일날뻔 했습니다.
심심해서 찍는 야경 사진
저 밑에 보이는 수많은 라이트들의 행렬
본8고메에서 여기까지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왜냐면 밤길+패키지 일행이 대다수 여서 길이 혼잡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의 중앙 우측에 불빛이 보이나요?
그래도 저 행렬을 보고 있노라면 무리해서라도 올라와있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줌으로 당겨 보았습니다. ㅎㅎ
AM 4:09 아직도 달은 휘영청...
뒤편에서 일출은 4:30분이란 소리가 들립니다.
AM 4:12 아뿔싸... 리모콘을 껴놨더니 배터리가 광속으로 닳았습니다.
처음 알았습니다. ㅠㅠㅠㅠ 눈물을 머금고 카메라를 끄고 절약모드로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안개도 이렇게 많이 껴서 타이밍 잡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카메라를 껐다 켰다 하는데도 배터리를 많이 잡아먹을텐데... 일출 보러와서 카메라가 없어 사진을 못찍다니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ㅠㅠ
AM 4:53 일출
시간은 조금 지났지만 그래도 안개때문에 못볼줄 알았던 일출을 찰나의 순간이나마 이렇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야 멋있다...
줌으로 바꿔 찍은 일출
그놈의 안개 때문에 빛무리가 져서 안타깝습니다.
안개가 이리도 많이 꼈습니다.
수많은 일출을 보기 위한 사람들
게다가 좌측의 집단은 프로포즈를 하고 있었습니다 -_-!!!!
갑자기 환호성이 들려서 뭔가 했더니 일출과 함께 프로포즈를....
태양도 다 떴고 이제 하산할 길만 남았습니다.
눈앞이 깜깜 합니다.
내려가기 싫어!!
AM 5:11
안개를 헤치고 내려갑니다. 하산길은 요시다 루트를 타서 그곳에서 바로 신주쿠로 갈 계획입니다.
도저히 이 몸상태로는 이것저것 갈아타기 힘들것 같습니다 ㅠㅠ
하산길은 오로지 비탈+화산재의 길입니다.
그나마 전날 비가 소나기가 쏟아져서 땅이 젖어있어 먼지가 안날려 다행인것 같습니다.
내려가는데 양 허벅지와 가랑이가 크윽....
6고메까지 내려와서 지쳐 널부러져 있는데 그 옆을 지나가는 말님...
농담이 아니라 5고메까지 말을 타고 갈까도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마차로 타면 2천엔, 말로 타면 그보다 더 비쌀겁니다.
재작년에 봤던 나무 아직도 잘 살아있네요.
이게 나왔단 얘기는 이제 입구까지 대략 1시간 30분 남았다는 얘기....orz
AM 8:45
요시다 루트의 최초의 갈림길.
요시다 루트는 처음에 들어오면 계속 내리막길이라 내가 제대로 가는게 맞나 싶습니다. 대략 20~30분정도를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그 말인즉슨.... 지금은 오르막을 계속 올라야 한단 얘기
아침에 3시에 일어나서 지금까지 물 한모금 못먹고 계속 걸어왔더니 현기증이 핑핑... 다리는 아프고
겨우겨우 목적지가 코앞이란 생각 하나로 버텼습니다 ㅠㅠ
AM 9:12 요시다구치
다들 널부러져 있습니다. 대략 4시간만의 하산길이었습니다. 그래도 지난번 6시간에 비해 양반이려니 하고 위안을 삼습니다 ㅜㅜ
AM 9:28 바로 앞에서 너무 맛있게 팔고 있길래.... 크렌베리 소프트 아이스크림입니다. [350엔]
바로 이 말 가면을 쓰고 말이지요
신주쿠행 버스표 [2600엔]
치바로 돌아와 아픈다리를 이끌고 그래도 이치란만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어쩌면 언제 먹을지도 모르니 이번엔 한국식으로 맵게 먹어보자 해서 먹어보았습니다.
딱 한국 보통사람 입맛에 맞는듯 합니다. [950엔]
마트에서 산 수박바.
일본의 수박바는 한국보다 조금 더 얼음같고 시립니다.
집에 와 약간 기절해있다가 저녁 먹으러 기어 나왔습니다.
친구가 가격이 비싸지만 그만큼 맛있다 해서 왔는데 가격대가 장난 아닙니다.
주문을 하자 그곳에서 바로 고기를 밀대로 쳐서 만들어서 줍니다.
과연 높은 가격
그만큼 퀄리티는 보장이 되는 '동네 돈까스 가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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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사진은 8월 6일 돌아오는 날입니다. 아침 10시 비행기기도 했고 몸도 엉망이라 그냥 잠만 자다 나왔습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갑자기 먹구름이 끼더니 천둥번개가;;;
요즘 이렇게 스콜이 자주 내린다고는 들었지만...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건 아닌가, 이 몸을 이끌고 다시 게이트까지 가야 하는가 (이게 제일 공포) 비행기가 안뜨면 어쩌지?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다행히 뜨긴 했습니다만 ㅋ
지쳐서 한국에서의 사진은 없습니다. ㅜㅜ
이렇게 9차는 후지산 등산만을 한채 끝나게 되었습니다